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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선배의 사정

공피 2012. 1. 3. 17:42

 

 

권준호, 아니 안경 선배라 불리는 게 더 익숙한 이가 있다.

마치 태생이 주연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한 5:5 가르마의 저 외모.

 

 

 

 

 

 

 

농구는 그에게 어렵고 힘든 스포츠였다.

애초에 옆의 친구처럼 거대한 야망을 품은 것도 아니었고

그저 취미삼아 시작한 운동이었으니까.

 

 

 

 

 

 

 

그의 실력은 지극히 평범하다.

아니 농구 선수 치고는 못 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그의 팀도 지극히 평범하고, 간혹 그의 거대한 친구처럼

예외가 몇몇 있긴 하지만 팀의 승리까지 쟁취하긴 버겁다.

반복된 패배 속에서 포기를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농구를 계속 했다.

 

 

 

 

 

 

목표, 그리고 꿈은 유명 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지독하게 견뎌오면서 농구를 한 것은

그 만의 목표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실력과 농구에 대한 관심이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다.

그와 같이 반비례 하는 사람도 분명 있기 마련이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성장했다.

하지만 태생적인 스포츠 역량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는 갓 들어온 재능 있는 1학년들에게 주전 자리를 넘겨준다.

그런 자신의 위치를 슬플 만큼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지만 낙담하지는 않는다.

또한 그런 위치조차 농구를 할 수 있음에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이라이트 하나 없을 것 같은 그에게도

내 생에 최고의 순간은 분명 있다.

실력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선수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보잘 것 없는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고,

그건 그만의 농구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를 모른다면 실력의 쓸모없음을 함부로 논하지 말지어다.

 

 

 

 

 

 

 

그래 말 그대로이다.

실력이 없더라도 몇 년 동안 열심히 한 사람이다.

그 실력이 어떻건 농구를 몇 년간 했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모른다면 노력을 함부로 깔보지 말지어다.

 

 

 

 

 

 

 

그런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실력과 노력에 보기 좋게 당할 수도 있으니까.

공은 둥글고 사람 앞길은 그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원문: http://fs.joycity.com/bbs/cont/view/6/2/66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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